연아, 메리 크리스마스! 🎄

 레터어리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거의 다 됐어. 2024년 1월에 첫 발행을 시작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곧 '2년 차' 뉴스레터 서비스로 거듭나는 거지. 단언컨대, 꾸준히 레터를 읽어주는 연이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열정으로 레터를 운영하고 있지 못했을 거야.

 사실, 세 필진이 처음 메일링 서비스를 기획했을 때의 목표는 '쓰고 싶은 글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쓰자' 였어. 소박한 목표였지.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인풋과 자기 발전을 멈추지 말자는 계기였어. 더 중요한 건, 서툴고 이제 갓 시작한 레터를 읽어주는 사람이 아무리 적다고 해도, 결코 실망하지 말자는 다짐도 포함되어 있었어. '우리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생길까?', '우리 글이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유익한, 구독할 가치가 있는 글이 맞을까?' 여러 고민을 했지만 결국은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는 걸 알았지. 혼자서 쓰는 글은, 아무리 가치 있다 하더라도 세상에 내보이지 않으면 일기가 되버리잖아. 아무리 적은 수더라도 연이가 레터어리를 구독 해주는 만큼, 우리도 좋은 글로 보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연이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답장 시스템. 처음 답장이 왔을 때 필진들과 얼마나 반가워했는지 몰라. 지금은 패들렛으로 받지만, 초반에는 구글 폼으로 받았었지. 연이들이 레터에 조금씩 반응하고 답장해 준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 우리 글이 실제로 읽히고, 또 어떤 감상을 남길 수 있다는 걸 촉각적으로 알게 해줬거든. 앞으로도 방식은 달라질지 몰라도, 답장이나 피드백 등 꾸준히 소통하고 싶어.

 정말 신기한 일이지, 불특정 다수의 연이들이 레터어리를 구독해 준다니 말야. 레터어리의 구독자는 매주 1명, 2명씩 야금야금 늘더니 어느덧 100명을 돌파하고, 현재는 127명의 연이와 함께하고 있어. 말로 형용이 어려울 정도로 신기하고, 늘어나는 숫자만큼 책임감도 늘어나는 것 같아. 갓 레터를 발행하고, 서툰 점이 많았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비교적 안정된 레터어리로 자리 잡았는데, 이 과정들을 모두 지켜봐 준 연이들 한명 한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 이제 레터어리는 또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도약을 준비할 단계가 된 것 같아.

 앞서 언급 했 듯, 레터어리는 '우리가 쓰고 싶은 글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쓰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어. 여전히 그 마음은 같아. 하지만 이제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가서 필진과 연이들 모두를 위한 글을 써보기로 했어. 조금 더 확실한 컨셉과 목표를 잡고, 분야는 확장해서 써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 그동안 쭉 레터어리를 지켜봐 준 연이들이 끊임없이 변화를 도모하는 우리가 조금은 적응이 안되고 어수선하다고 느끼지는 않을지 걱정되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고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많은 연이를 만족시키고, 또 꾸준히 우리 글을 읽어주는 원동력이 되리라고 믿어. 새해에는 또 다른 모습의 레터어리가 될 테니, 연아, 지켜봐 주면 좋겠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은, 엄청난 연구에 몰두한 끝에 생명과 죽음의 비밀을 알아내고 인간의 능력치를 뛰어 넘는 생명체를 만들어 내. 그러나 그가 꿈틀거리며 일어나자, 이내 그 흉측한 모습에 겁을 먹고 도망치고 말아.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프랑켄슈타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괴수는 당신이 나를 만들어 냈으니, 더이상 나를 멸시하고 미워하는 것을 멈추고 나에 대한 의무를 다하라고 항변해.

 만약 나 혼자 레터어리를 운영했다면, 레터어리는 아마 저 괴수의 모습처럼 나를 따라다니지 않았을까. 세상에 태어났는데, 주인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도망쳤을지도 몰라. 고작 3주에 한 번 글을 쓰는 건데도, 차례가 참 쏜살같이 돌아온다는 걸 느꼈거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 필진 주영화, 김러브, 그리고 마케터 단단에게도 2024년 참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네. 무엇보다도, 레터어리를 읽어주는 연이에게 가장 고맙고 말야!

2025년에 더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레터어리를 기대해줘. 상단에 내가 사랑하는 가수 '냇 킹 콜'의 크리스마스 송을 공유하며, 이만 마칠게. 평온한 마음으로 2024년과 작별하는 한 주가 되기를.